추워진다는데 옥상 탱크에 물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러 갔더니 매화나무 가지는 벌써 봄을 꿈꾸고 있다 설중매라고 눈 속에서 피는 꽃이라긴 해도 놀러 온 대한(大寒)도 얼어 죽었다는 이 소한 날씨에 꽃몽우리를 맺고 있는 저 지독한 사랑 ᆢᆢ 하긴 사랑이 얼마나 아프고 숭고한 바램이었으면 아름답다 했겠냐마는 올 겨울 최악의 추위 속에서 꽃잎을 그리고 가슴속에 향기를 품는 정성이 가희 동장군(冬將軍)도 녹일 만하다 사랑은 마음이 하는 중노동이라는 그 말을 어렴풋이 깨닫게 하는 산촌의 춘몽(春夢)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