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영양가가 많다는 "무청시래기" 가을에 걸어둔 채 세월만 좀 먹고 있어도 찍! 소리 한번 못하고 바람에 나부낀다. 재수 좋은 놈들 3분의 1은 지인 집으로 시집갔지만 나머지 저놈들도 제 몫을 다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황토방 군불에 쩔쩔 끓는 가마솥 물이 넘치고 흘러도 삶고 다듬고 간수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푹~ 삶아 찬물에 우려 두었다가 건져서 물 빼는 것 까지는 일사천리로 해치우고 두어 시간 겉껍질 벗기는 일 심심풀이라 쳐도 된장에 박박 버무려 봉지 봉지 비닐로 나눠 냉동실 깊숙이 잠재우는 일 보통은 아니다. 황토방 처마 밑 바람에 나부끼는 시래기 .... 어쩌면 울 엄마가 보고 싶은 그리움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