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가지 꼬락서니가 "미친년 머리카락" 같이 꺾이고 휘어지고 엉망진창이다. "황소 부랄" 같이 늘어진 가지에 옹기종기 달린 저 감들은 지놈들이 죽어가는지 늙어서 홍시가 되어가는지 가늠도 못한 체 노리끼리하다. 하긴 제정신 가진 내가 봐도 아리송한데 태풍을 두 번이나 연거푸 맞은 감나무가 제정신으로 열매를 익혀간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긴 하다. 어차피 어지러운 세상 지놈들 아니라도 앞 앞이 말 못하고 속속들이 골병만 들어 미치고 팔딱뛰고 싶어 죽을 지경인데 오곡백과가 풍요로운 가을을 기다리는 농심에 자연마저 저렇게 추한 모습만 보여주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을이 맞긴 맞나 보다. 아! .... 얄미운 가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