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손 없는 날"이라고 된장을 담갔는데 해마다 고로쇠 물이 나오는 이맘때쯤 고로쇠 물로 된장을 담는 게 우리 집 풍습이다. 일반 물로 담굴 때 보다 된장 맛이 훨씬 더 고소하고 풍미가 짙고 단맛이 약간 나는 게 고로쇠 된장의 특징인데 올해도 메주 여섯 덩이에 고로쇠 물 한말 반을 넣었으니 맛있는 된장과 간장은 보증수표나 마찬가지다. 우리 딴에는 된장을 많이 담근다고 담그는데도 아들놈 집에 수시로 보내줘야지 놀러 온 지인들이 된장 맛있다며 침 흘리면 또 한 바가지 퍼 주고.... 고로쇠 된장.... 아는 사람만은 다 아는 맛 된장 간장이지만 집사람의 정성이 들어 간 손맛과 자연과 어우러진 고로쇠 물이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