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입구 "대박이" 놈의 엄숙함과 달리 화사한 모습으로 반기는 "부용화"의 조화가 어울린다. 올봄 "아름다운 여인"을 상징한다는 부용화를 어렵게 구해 두 포기 심었더니 하나는 하얀 꽃 또 하나는 저 붉은 꽃이다. 전원생활 시작 때부터 꽃과 나무를 가꿨으면 멋진 공원이 되고도 남았을 시간 25년.... 자연 그대로의 원추리, 참꽃, 인동초의 금은화 구절초며 금국 등 야생화만 꽃인 줄 알다가 이제야 꽃 밭 만들고 가꾸는데 눈을 뜬 것이다. 하기야 그 시절엔 "사람 가꾸는 일"에 눈이 멀어 꽃 가꾸는 일엔 신경도 안 쓴 게 사실이지만 세월이 지나면 변하는 인간의 속성을 몰랐던 거다. 그래도 꽃을 심고 가꾸는 일 보다 "사람 가꾸는 일"이 더 좋은 건 숙명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