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 새 순이 곱게 올라오다 써늘해진 날씨에 깜짝 놀라 웅크린 모습이다. 연못가의 두릅이 저 정도로 피었으면 양지바른 산 계곡의 두릅은 많이 자랐을 터인데 아픈 눈 때문에 지쳐버린 마음이 몸을 붙들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인 산 두릅들 가장 가까이 있는 내가 모른 척 외면하고 있는 사이 속절없이 봄날만 늙어가는지도 모른다. 빨간 초고추장을 입어도 좋고 하얀 튀김가루를 뒤집어쓴 모습도 좋은 두릅의 맛 진 봄날이 안타깝다. 내일은 산 두릅에게 안부나 전하러 갈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