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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아랫채 지붕위로 자빠진 버드나무
그냥 두었다간 지붕만 상할꺼라
아직 덜 마른긴 했지만 톱 한 자루 들고 올랐다.
비 온 다음이라 습기가 높아 더워 죽겠는데
한 가지 잘라 밑으로 던지고 또 한 가지 잘라 ....
그러다 보니 벌써 죽은 줄 알고 몇년째 신경도 안쓴
늙은 복숭아 나무가 살아있고 저렇게 열매를
다섯개나 달고 있는데 아직 좀 덜 익긴했다.
그마저도 두개는 벌써 산새 놈들이 입 댔고
또 두개는 무거운 나무토막에 가지가 끊어졌지만
뭐 올해만 있는것도 아니니 내년을 기약해야지.
아랫채 짓는 바람에 집 뒤 그늘로 묻혀버리긴 해도
멀쩡하게 살아 열매를 달고 있었던 20년도 넘은
늙은 복숭아 나무....
그동안 무정했던 내가 좀 미안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