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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고사리 밭엔 을씨년스런 어둠이 깔리고
남아있는 초겨울 햇살은 마지막 단풍을 태운다.
내일부터 또 춥다고 벌써 김장 무를 뽑았느니
아직은 괜찮다고 더 있다 뽑아라느니
오래 축적된 촌부들의 경험마저 흔들어 놓는
겨울로 가는 길목이 어지럽기만 하다.
예년에 비해 굵기가 어른 팔뚝에서
아기 팔뚝만큼 가늘어진 김장무도 문제지만
집집마다 배추가 알이 안차서 걱정이 태산이다.
그나마 좀 나은 몇몇 집을 제외하곤 까딱하다간
"파란 이파리" 김장을 해야 할 판인데
원인은 가뭄 때문이라는 게 중론들이다.
태풍 때 이후론 비다운 비 한 번도 안 왔으니....
대지(大地)의 목마름도 안타까운데
낙엽처럼 쌓여가는 목마른 그리움은 또
어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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