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목마른 그리움....

혜 촌 2020. 11. 8. 18:11
728x90

 

 

 

해 질 녘 고사리 밭엔 을씨년스런 어둠이 깔리고

남아있는 초겨울 햇살은 마지막 단풍을 태운다.

 

내일부터 또 춥다고 벌써 김장 무를 뽑았느니

아직은 괜찮다고 더 있다 뽑아라느니

오래 축적된 촌부들의 경험마저 흔들어 놓는

겨울로 가는 길목이 어지럽기만 하다.

 

예년에 비해 굵기가 어른 팔뚝에서

아기 팔뚝만큼 가늘어진 김장무도 문제지만

집집마다 배추가 알이 안차서 걱정이 태산이다.

 

그나마 좀 나은 몇몇 집을 제외하곤 까딱하다간

"파란 이파리" 김장을 해야 할 판인데  

원인은 가뭄 때문이라는 게 중론들이다.

태풍 때 이후론 비다운 비 한 번도 안 왔으니....

 

대지(大地)의 목마름도 안타까운데

낙엽처럼 쌓여가는 목마른 그리움은 또

어이할까....

 

'山村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옷깃 한번 스치는것도....  (0) 2020.11.10
인지상정(人之常情)인지라....  (0) 2020.11.09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0) 2020.11.07
맛있는 저녁 한 끼....  (0) 2020.11.06
물포구 쨈을 만들어....  (0) 2020.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