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늙는 게 아니고 홍시도 늙나 보다. 아랫채 황토 냉방에 보관해 둔 홍시가 시간이 지날수록 쭈굴쭈굴해진다. 마트에 파는 걸 보면 어떻게 보관했는지 아직도 탱글탱글한 30대 여인 같은데 비해 저놈들은 60대 할머니 수준의 피부를 닮았다. 그런데 저놈들도 목욕재계 시킨 뒤 접시에 팍! 눕혀놓고 껍데기를 살~살 벗긴 뒤 속 살을 입술로 쪽~! 빨면 그 맛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그 농염한 달콤함에다 뼛속까지 시리게 하는 시원한 쾌감, 부드러움 속에서 몸부림치는 속살의 황홀한 율동이 입안을 천국으로 만든다. 오늘도 나는 쭈굴쭈굴해도 변하지 않고 살아있는 그 맛의 향연속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