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공부하는 막내가 내일 "혈육의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내려온다는 소식에 냉장고에서 잠자든 도토리묵 재료를 급히 깨워 묵을 만들었다. 도토리 주워다가 방앗간에서 빻고 자루에 넣어 녹말 우려내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잘 우려낸 녹말을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가 언제라도 필요하면 도토리묵을 쑬 수 있으니 편리하다. 도시에선 잘 먹을 수 없는 먹거리로만 챙겨주고 싶은 부모 마음에 누렁 덩이 호박도 하나 배 째고 박박 긁었다. 호박전이 또 산촌의 별미 아니던가? .... 어디 그뿐이랴 ... 맛 들 데로 다 들은 무나물에 김장 배추 부실한 놈 슬쩍 데쳐서 오물조물 나물에다 된장 푼 배추 시락 국 이만하면 산촌 표 진수성찬인데 집사람은 또 축협에 가잔다. 객지에서 제대로 못 먹는데 몸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