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해가 다 넘어가도록 월동 준비를 하는데 일 같잖은 일이 시간만 잡아먹는다. 본채 큰 창문 두 개, 보통 창문 하나, 황토방 창문 하나 부엌문 하나, 아래채 창문 하나, 봉창문 두 개 .... 결국 아래채는 10개나 사 온 "양면테이프" 고갈로 미완성이 되고 말았지만 월동 준비치곤 대 공사다. 양면테이프 한쪽이 잘 안 벗겨져 신경질이 나다가도 "보온 뽈록이"가 제대로 붙어주면 흐뭇하고 김장 앞둔 산촌의 월동준비에 내 허리만 아작이 난다. 느티나무 낙엽처럼 떨어져 가는 시간 속에 감말랭이와 이불 빨래만 신나게 마르고 있다. 힘들면 우리처럼 천천히쉬었다 하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