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안치고 키우는 고추의 처참한 말로다. "탄저병"이란 놈이 눈치도 못 채게 슬그머니 찾아와 기껏 40포기 심은 고추 절반 이상 작살 내놓았다. 그래도 나는 무농약으로 키우다 이 꼴을 당하지만 동네 여러 집에선 농약을 여러번 쳤는데도 탄저병이 왔다며 다 뽑아 버리고 배추나 심는단다. 일단 병 온 고춧대만 잘라 내고 성한 고춧대는 그대로 빨간고추 나오도록 살려 두었지만 더 이상 탄저병이 안 번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긴 풋고추나 좀 따 먹으려고 심었으니 소정의 목적이야 벌써 달성한거라서 크게 미련은 없어도 다 키운 고추 저 꼴을 보니 은근히 아깝고 속도 상하긴 하다. 약이 약한 건지 병이 독한 건지 고추 "탄저병" 하나도 치유하지 못하는데 요즘 이 "코로나 19" 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