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내리는 비 때문에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듯 허전한데 저놈의 뻐꾸기는 이 빗속에서도 구슬피 울어댄다. 집에 비가 새는지 님이 그리운지.... 사정에 따라 혼자 먹게 된 밥 입맛도 없는데 상추쌈이나 싸 먹어볼까? 하고 밭고랑에 갔더니 저놈들 좀 보게 자기 키의 절반이나 되는 "고추"를 달고 허리가 휘었다. "갱상도" 말로 지 덩치의 10배가 넘는 "꼬치"를 달고 죽을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저 모습이 이 시대에 현존하는 사나이들의 애환 같아 안타깝다. "꼬치"가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닌데.... 그러고 보니 다른 놈들도 전부 키는 안 커고 고추 한 개씩 만 딱 달고 서로 "니끼 커나 내끼커나?" 이 지랄하고 있으니 내 고추농사는 망했다. 바보 같은 놈들.... 쯧~쯧~ 한 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