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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김장배추나 심을려고 비닐만 덮어 쒸운 채 그냥 둔 밭 고랑에
잡초들이 제 세상인양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때가 가장 갈등을 일으키게하는 유혹의 순간이라
선택의 기로에 서게된다.
저 고랑에만 제초제를 살짝 뿌리면 1~20분 작업으로 잡초가 깨끗해는데
손으로 뽑을려면 3~4시간 은 작업을 해야하니
게으런 농부의 입장에선 당연히 한 번쯤은 갈등을 하게 마련인 것이다.
요즘 농약이 전부 저독성이라는데 제초제를 좀 연하게 치면 안될까.... 하고.
공식적으로 유기농 인증서를 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4~5년 이상 화학비료도 안 주고 쇠똥 퇴비로만 농사를 해왔는데
우선 편하자고 농약, 제초제를 사용하려니 그 동안 들여 온 노력이 아깝고
계속 유기농을 고집하며 몸으로 떼우자니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다
소득도 별로라서 빛깔 좋은 개살구다.
그래도 어쩌랴.... 내 몸같은 내 땅인데 내가 챙겨야지
완전 수동으로 고랑의 잡초들을 다 뽑아 비닐위에 척~ 올려놓고 나니
3년묵은 체증이 내려간 듯 속이 다 시원하다.
어디 그 뿐이랴...
이 뿌듯한 성취감이 바로 산촌에 살게하는 원동력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