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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방 일이 아무리 바빠도 할 짓은 해야하는게 산촌의 생리다.
선녀탕에서 파 내놓은 조경석에다 호두나무 옆에서 파 놓은 회양목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어도 딸기밭이 너무 조밀해서 그대로 두었다간 안될 것 같아
왼쪽의 기존 고랑에서 적당히 솎아 오른쪽에 두 고랑을 더 만들었다.
작년에도 개미들이 딸기를 다 홇아먹는 바람에 몇 개 못 따 먹었지만
먹을 수 있는 딸기 갯수와 관계없이 키워보려는 것은 단 하나의 딸기라도
진짜 제 맛을 내는 딸기란 이런것이다...라고 자랑하고 싶기 때문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하우스 딸기에 익숙 해 있는 이웃들을 위해서....
과일에 제 맛을 잃어버린지는 오래이지만 채소마저 제 철의 채소가 아닌
사시사철 나오는 푸성귀로 바뀐 뒤 부터 사람들의 심성도 변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감동할 줄 모르고 감사할 줄 모르고 나눌 줄 모르며
자신만의 감정을 합리화 시키기에 혈안이 된 세태를 바라봐야 하는
나일론 양말 시대인 우리는 딸기 한 포기라도 쪼개심기를 하고
제 맛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는데...
막걸리 한 사발에 도토리 묵 한 점으로 오늘을 보내지만
살아 온 걸음걸음에 꿈도 사랑도 다 있었음을 이해라도 해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