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노란 들꽃이 두릅 따러가는 내 발길을 잡고 묻는다.
"혹시 내 이름 아세요?..."라고.
선녀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나 지만
꽃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 내가 알 길이 있을리 없는데
그래도 굳이 묻는다 "혹시 기억 안 나세요?..."
동네에서 가장 빨리 나오는 농장위 양지바른 계곡의 두릅은
두어시간 전 이나 한 나절 전에 누군가 꺽어 간 흔적에
아직도 진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먼저 본 사람이 임자인 오랜 관례에 따라 아쉬움을 뒤로 하지만
발길을 잡고 유혹하는 노란 들꽃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들 꽃 한 송이
연못가 화단에다 고이 모셨다.
내가 봄에 유혹을 당한건지 봄이 나를 유혹한건지는 알 수 없어도
예쁜 꽃 한 송이 가슴에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