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황토방에 전기배선 작업을했다.
이미 쌓여진 황토벽돌을 파고 배선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까다롭고 어려운데
마침 온 부산의 후배들 중 전기 전문가 한 명이 앞장서서 배선을 해 주는데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게 작업을 한다.
스위치선 따로 콘센트선 따로....
"야! 뭐 그리 복잡하게 하노? 쭉~ 깔아가다가 중간에 한가닥 빼면 되는거 아이가?..."
"행님! 무신소리하능교. 그라다가 전기 한방에 다 나가면 우짤라카능교?"
전기 사용량에 따라서 배선을 달리해야 안전하단다.
덕분에 배전판에 차단기까지 다 설치하고 임시 전기까지 밝혀놓고나니
역시 전문가의 솜씨는 다르구나...를 느끼는데 남아있는 뒷 일이 더 문제다.
저 시커멓게 깔려있는 배선을 전부 흙속에 묻어야하니 그 일이 혼자해야 할
치닥꺼리라 후배들 한테는 말도 못하고....
요긴하게 적절한 시기에 후배들 도움을 받아놓고 모른 척 하다가는 벼락맞을 짓이라
비장의 삼겹살에 상추, 깻잎을 곁들이고 쐐주로 목을 축여 놓고는
며칠 전 찾아 온 큰 형수가 도련님 고생한다고 사가지고 온 한우 족발을 우려 낸
도가니탕으로 밥 한상 대접해서 보냈는데 그래도 고맙다.
후배들이....
서서히 마무리로 접어드는 작업이라지만 아직도 화장실의 변기나 세면기 설치에다
타일 붙이는 일 하며 첩첩산중이다.
7월 초순이면 끝날 줄 알았던 작업이었는데 하다보니 워낙 일거리가 많아
이 달 말이나되야 끝장을 볼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것이 내 체력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끝없는 중노동에도 내가 아직까지 버텨내는게 신기한데
아마도 체력보다는 정신력 덕분인 것 같다.
언젠가 찾아 올 선녀를 위해 제대로된 황토방을 만들어 보겠다는....
사람이 산다는 건.....
희망을 이루기위한 끝없는 노력이라는 걸 이제서야 어슴프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