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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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할머니들만 있지.... 1458.

혜 촌 2010. 5. 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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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물가가 각종 모종 종합 전시장이됐다.

작두콩, 야콘, 고추, 방울토마토, 일반토마토, 치커리, 가지, 케일, 조롱박,

둥근박, 호박, 수박, 참외....

 

황토방 일 도와주러 온 후배와 읍내에서 사 온 놈들인데 집일하기도 바쁜데도

굳이 저놈들을 사다 심는 건 황토방 완공후에 들리시는 선녀들에게

산촌에서 자란 제철의 먹거리를 맛 보이기 위함이 첫번째고

일상을 도시에서만 보낸 후배가 갑자기 힘든 "노가다"를 하다가는

체력에 무리가 가 몸살이라도 날까봐 사전 준비운동같은 적응력을

키워주기위한 배려가 두번째 이유였다.

 

"밭 고랑이 생각보다 길다"며 땀을 흘리며 거름을 날라다 뿌리고

호미질을 하는 후배에겐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도 시원한 청량제가 되었다.

비 맞은 자리가 누른 흙탕으로 변하는 황사 비 였지만....

 

챙겨주지 못하는 새참과 저녁식사를 대신해서 동네 지인과 여울이네를 불러

예술에 가까운 솜씨로 오리날개를 서비스 품목으로 요리해주는

산 너머 오리집에서 회포를 풀어주었으니 오늘의 본 게임인 황토방 기초

마무리 일을 잘 견뎌내리라 기대를 해 본다.

 

모종심는 밭 일도 그랬지만 혼자하면 이틀을 해야 할 걸 한나절에 해치우듯

두사람이 함께하면 일의 진행속도가 몇 배는 빨라지는 법이라

집사람 말마따나 일당을 주고라도 동네사람을 한 명 쓰고싶어도 사람이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