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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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박 꽃같이 순박한 산촌에.... 1486.

혜 촌 2010. 6. 1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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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그리움 같이 순박한 박 꽃이 피었다.

고르지못한 날씨 탓으로 아직 제대로 자라지도 못했으면서 흐르는 절기는

거스럴수 없는지 꽃부터 피워낸다.

 

잡초속에서 외롭게 핀 박 꽃의 모습이 오늘따라 내 마음을 대변하는듯 하여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 올라오는 허전함을 감출 수 없다.

 

황토방 짓는일을 도와준다고 며칠동안 농장에와서 거들어주던 집사람이

밭 고랑의 풀을 메다가는 느닷없이 고랑에 풀약 좀 치구로 농약사러 가잔다.

끝없는 잡초와의 전쟁에 질려버린 모양이다.

밭 일 안하다가 하니 허리, 다리, 팔은 물론이고 온 만신이 아프고 힘이들어

하는 소리인줄은 잘 알고있지만 10년이나 넘게 무농약으로 버텨 온 내 노력과

이제 다시 살아나는 땅심을 이제와서 포기할수는 없지 않는가?

며칠전 집사람 자신도 흙이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좋아해 놓고는.....

 

흙이 건강해야 건강한 채소들이 자란다는것과 10년을 버텨 온 노력, 그리고

이 산촌을 좋아서 찾아 올 많은 사람들도 내가 우직할 정도로 무농약을 고집하는

순박한 마음을 믿고 오는것이지 경치나 시설이나 모든것에서 뒤 떨어지는 이곳이

보통 시골과 똑같다면 왜 이 먼 곳까지 찾아 오겠느냐고 설득을 했으나....

 

한동안 말이 없드니만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 나선다.

그래 힘들면 집에가서 좀 쉬는것도 좋겠다싶어 읍내까지 태워준다는 내 성의도

뿌리치고 버스시간 맞춰서 가 버렸다.

  

 

밭 고랑에는 작년에 씨앗이 날려 가 자연발아한 상추가 잡초속에서 저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는데 어찌 농약을 칠 수 있으랴....

 

하얀 박 꽃같이 순박한 산촌에 안개가 자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