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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귀한 나뭇꾼 네 사람이 다녀갔다.
아파트 관리업계에서는 내노라하는 유명인사들인데 어려운 걸음으로
삼겹살에 소맥을 들고 처들어 왔는데 반갑게 맞이한 건 천둥 번개다.ㅎ
사전에 연락받고 신나게 참숯 불을 화로에 피워 놓았는데
원두막에서 고기 한 점 얹어보지도 못하고 세찬 비바람을 만난 것이다.
눈치없이 선녀를 빼 놓고 오니까 그런 것 일 줄 알랑가 모르겠다.
비 속에서 뽑아 온 상추랑 쑥갓, 치커리, 아삭고추로 거실이 풍성 해 질때 쯤
나뭇꾼 끼리의 소박한 취기가 산촌에 번진다.
하늘의 조명과 축포를 배경삼아...
늦은 밤, 먹다남은 삼겹살은 팽개치고 야채 만 알뜰히도 챙겨 떠난 적막이
아침안개로 촉촉히 산촌에 내려 앉아 새로운 인연의 시작을 알린다.
이 아침의 배경음악은 뻐꾸기 소리와 산새들의 오케스트라지만...
안개 낀 산촌의 맑고 청아 한 공기처럼 티 없는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도
빨간 비치 파라솔 두 셑트 보내주겠다던 취중언약에 신경이 쓰이는 걸 보면
속세의 때를 한 참 더 벗어야 선녀를 만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