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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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1308.

혜 촌 2009. 10. 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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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기다림의 징표인 늦상추가  꽃보다 아름답게 자랐건만 동장군(冬將軍)이 온다는

예고앞에 속절없이 생을 마감해야 한다.

 

행여 선녀라도 오실까...싶어 늦 여름에 씨 뿌려 둔 상추가 그 동안 몇번 솎아내기도 하였건만

손님이라곤 얼마 전 다녀 간 아파트 부부동반 팀 밖에 없어서 생산에 비해

소비가 따라주지 못한탓에 아직도 저렇게 기다림의 꿈 만 꾸고있는거다.

 

주말에 추워져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다 얼어 죽어버릴 상추라 있는데로 다 잘라 내면서도

그놈의 미련이 뭔지 좀 어린 놈들은 그대로 살려 두었다.

혹시 살아 남는다면 먼 길 뒤늦게 오시는 선녀에게 드릴려고.....

 

 

한 포기가 저렇게 탐스러운 상추 두 소쿠리를 뽑아 사돈댁에 보낼려고 좀 챙기고

집에꺼 남기고는 몽땅 집사람 가게 손님 반찬용으로 뭉쳐 두었지만 참 아깝다.

제 맛이 제대로 든 저 상추로 불고기든 삼겹살이든 쌈 싸 먹으면 죽이는데....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이왕 사돈댁 꺼 챙기는김에 대봉 감 한 오십개 넣고 가지 다섯개에 김장배추

한 포기 쌈 싸 자시라고 넣고는 상추를 곁들였다.

혜촌표 종합 선물셑트인 셈이다.

 

겨울이 오는 길목이라 감 따랴 채소 거두랴 북 치고 장구치는 일상이

살찐 장끼들의 요란한 저공비행 처럼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