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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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같이 지어야 하는건가.... 1647.

혜 촌 2011. 8. 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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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고추 수난시대가 오는 것일까... 

똑 바로 서 있어야 할 내 고추들이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린다.

그렇다고 비아 뭣이나 시알 뭐스를 바라는 건 아닐테고....ㅎ

 

워낙 잦은 비로 햇볕 본지는 이미 오래된 전설이고 

땅속에는 습기는 가득한데다 며칠 전 태풍에 바람을 맞다보니

발랑 자빠질 수 밖에 없는거다.

 

게다가 이제 슬슬 거름만 넣고 키우는 유기농의 효력이 발생하는지

유난히도 커진 키에다 달린 고추까지 굵은놈만 가득하니

중량과 원심력 모두 다 안 맞게 되어있는거다.

그러니까 자빠지지

중심 잡아주는 붕알도 없는 주제에....ㅎ

 

고추농사 짖고 가장 잘 된 올해지만

평소로만 생각하고 버팀목과 줄을 소홀히한게 화근인데

달린 고추가 무거워서 몸체가 자빠져 본게 아득한 옛날인 나로서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진퇴양난이다.

 

그랬기나 말았기나 우선 무게를 줄이는 일이 우선이라

빨갛게 익은 놈들부터 따 내는데

한 고랑에  한 소쿠리씩 네 소쿠리를 따다

황토방 바닥에 누여놓고 삮히고있는 중이다.

어느정도 시들시들해지면 그때부턴 본격적으로 햇볕에 말려

오리지날 태양초 건고추를 만들수 있기 때문에...

 

그 동안에는 집사람 가게로 풋고추 공급한다고

빨간고추 자체를 생산치 못했는데

올해부턴 본격적인 태양초 고추가루까지 만들어 볼 생각인데

잘 될지 어떨지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

날씨가 도와주어야지 요즘같이 비가 자주오면

태양초가 아니라 화근초가 될 판이다.

 

농사....

사람 혼자 짓는게 아니고 하늘과 같이 지어야 하는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