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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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와 18년 .... 2594.

혜 촌 2016. 6. 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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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산촌에 들어왔을 때 청운의 꿈을 품고 심었던

포도나무가 아직도 저렇게 성장(?) 중이다.

무려 18년째....

 

20년 전 그림같은 전원생활을 꿈 꾸며

단감나무, 대봉 감, 사과, 배, 자두, 앵두

호두나무, 석류, 무화과, 대추, 머루, 다래

으름, 복숭아 .... 등  수많은 과일나무를 심어봤는데

이곳과 맞지않는 과일나무가 몇가지 있다.

 

우선 단감은 그동안 내내 땡감으로 달리다가

한 3년전 부터 10 나무중 3 나무에만 단감 맛이 나고

자두는 달리기는 달렸다가 자꾸 떨어져 버리고

호두는 10년만에 겨우 6 알 작년에 따 먹었는데

올해는 제법 달리긴 했는데 결과는 두고봐야 안다.

 

석류는 한 해 꽃 피었다가 사라진지 3년만에

아예 나무가 죽어 버렸고 무화과는 10년째 죽으면

또 사다 심고를 반복하며  열심히 씨름 중이다.

 

물론 심은 위치나 관리 능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이곳이 해발 500의 고지대인데다

3면이 산으로 막힌 분지형 지역이고 겨울이 서울 기온과

버금가는 유난히 추운 지역이라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무리가 있나보다.

 

그리고 또 하나....

이곳에선 곶감이 안 된다.

언젠가 무려 700개의 곶감을 깍아 말리다가 새까맣게

곰팡이가 피어 버린 아픈 추억속에서도 아직도

곶감을 해마다 시도하곤 있지만 어김없이 실패다.

 

18년된 저 포도나무가 20년이 되면 울엄마 젖꼭지 같은

까만 포도가 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