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평생 만져 본 꼬치보다 더 많이.... 1656.

혜 촌 2011. 8. 25. 21:21
728x90

 

 

거실 반 쪽이 빨간 고추로 가득찼다.

내일 모레 또 비가 온다기에 잠시 웃 비가 멈춘 사이에 죽어라고 따 온 건데

무려 10 소쿠리나 된다.

 

저 놈들을 전부 마른수건으로 닦아서 쩔쩔 끓는 황토방에 널어 놓는데

집사람과 둘이해도 새가 쑥~ 빠진다.

그나마 버텨낸 건 씰데없는 농담을 슬슬 해 가면서 했기 때문이다.

"농사 짓고는 금년 고추가 제일 잘 되었는데 당신 그 이유아나?"

"와요?"

"늘 내 혼자 고추농사하다가 당신이 와 있어서 그런거 아이가..."

"ㅎㅎㅎ"

"당신 오늘 니 평생 만져 본 꼬치보다 더 많이 만져보제?

"ㅎㅎㅎ"

 

진짜 금년 고추농사는 잘 지은 것 같은데 워낙 날씨가 개떡 같아서

태양초 만드는데 문제가 생겨 그렇지 풍년은 풍년이다.

집사람이 밭에 왔다갔다한게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ㅎ

 

현재까지 생산된 것 만 해도 우리 김장하고 고추장 담굴 고추가루는 확보되었는데

앞으로의 날씨에 따라서 태양초 고추가루 판매 할 것이 조금 나올지는

두고봐야 안다.

멀쩡하든 우리 고추도 여섯포기나 탄저병이 생겨 베어 버렸으니까...

 

예정에 없는 고추 말린다고 그동안 비축해 둔 땔 나무는 이미 바닥을 들어내고

날씨는 계속 비가 온다는 예보이고 이래저래 자연속에 사는 것이

그리 편한 것만은 아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