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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느티나무 아래 평상을 지키는 가로등불이
밤비에 젖고있다.
중부지방과는 달리 낮엔 소강상태를 보이던 비가
어둠과 함께 서서히 시작하는데
저 불빛 하나가 이곳이 산촌임을 알리는 유일한 증표다.
빗님에게 일손을 빼앗겨 버린 나 보다
놀토라 학교도 못가고 자연체험도 못한 채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심심해 죽을라하는 촌스데이 얼라들이 안타까워
선사시대 유적지인 울산 반구대 박물관으로 데리고갔다.
전시된 유물과 영상에는 시큰둥 하든 놈들이
읍내에서 자장면 먹자는데는 금방 군침을 질~ 흘린다.
역시 얼라들은 먹는데 약하다니까...
이왕 쏘는김에 "탕수육 하나 추가!' 하니까 눈빛이 달라지드니만
배꼽이 한라산 분화구같이 부풀어 오르도록 해치운다.
비를 맞을수록 더 싱싱해지는 채소같은 푸르름이
산촌의 오늘을 채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