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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가 보들보들한게 참 알맞게 자랐는데
선뜻 어디 나눠줄 곳도 없고
늙어서 질겨질까 걱정이다.
우리 두 식구는 벌써 한번뽑아
물김치랑 짠지 담궈 먹고있으나
죽어라고 먹어도 저 많은 건 감당이 안된다.
어제 오후에 땅 보러 다니는 두 부부가 왔드랬는데
오랫만에 선녀들을 보니 좋아서
귀촌생활의 온갖 노하우는 싫것 떠들어 놓고
저 열무 좀 뽑아 주는걸 잊고 말았다.
상추는 좀 줘 보냈지만....
집집마다 다 있는 열무라 여긴선 나눠먹기 힘들어도
도시에선 서로들 좋아할텐데 아쉽다.
아까운 청정 열무만 늙어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