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카테고리 없음

찾아주는 마음이 더 고맙다..... 1163.

혜 촌 2009. 5. 3. 18:59
728x90

 

 

얼음공주 내외분이 다녀 가셨다.

라면을 큰 박스로 한 박스 사 오셨지만 손님대접을 라면으로

하기는 뭣해서 없는 찬이지만 밥을지어 식사를 차렸는데 요모양이다.

 

그래도 다행히 작년에 심었던 자리에 상추가 몇포기 나 있어서

그놈을 뜯어 씻고 비장의 씨레기국에다 재 작년 김장김치 한 포기 썰고

콩잎 장아찌에 배추 물 김치....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시골밥상이라고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마음은 편한데 철이 철이니만치 제대로 차려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시는 바깥 분은 온순하고 서정적인데 비해

얼음공주님은 매사 적극적이고 활달하면서도 농사 일 하나는 끝내주게

잘 하시는데   시골출신이 아니면서도 어깨넘어로 배운거란다.

 

잡초가 무성한 묵혀 둔 고랑을 거침없이 호미로 풀메기를 하는 솜씨가

10년이 넘은 내 솜씨보다 훨씬 빠르고 섬세하다.

덕분에 나도 한 고랑 따라해서 거뜬히 두 고랑 잡초 제거했으니 땡 잡은 거다.

늘 하기싫어 망설이고만 있었든 고랑인데....

 

보통 손님들은 원두막에 쉬면서 가져 온 이것저것 챙겨 먹어며

이야기로 놀다 만 가는 바람에 막상 나까지도 땡땡이 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농사 일 까지 도와주고가니 이게 바로 금상첨화다.

혼자라는 무료함도 달래주고 일도 곱베기로 하고....

 

가까우니 자주 들려서 도와주겠다는 말도 고맙지만 아무 볼거리도 없는

산촌에 찾아주는 마음이 더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