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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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는 선녀들이 귀찮아서.... 1226.

혜 촌 2009. 7. 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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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돌쇠"놈이 더워 죽는다.

무슨무슨 종자라고 제법 폼 나는 개라는데 농장에 데려다 놓으니 똥개보다 더 못하다.

 

여름에는 저놈 털도 깍아주고 자주 빗질도 해 주어야 한다는데

내가 그럴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냥 두었드니

털이 서로 얼키고 설켜서 마치 갑옷처럼 두텁게 뭉쳐있어 가위도 안 들어간다.

혹시나 싶어 트리오 물로 흠뻑 적셔 두었건만 코끼리 비스켓이다.

 

이 무더운 날씨에 헥헥~거리는 저 폼이 하도 딱해서 오늘부터 풀어주기로 했다.

지 멋대로 산천을 다니면서 나무에 비비고 물에 적셔서

자연스럽게 털이 풀어지기를 바라면서....

 

사람이나 짐승이나 누군가 옆에서 끊임없이 보살펴 주어야 하는데

산에 갈 때 만 데리고 가고 농장에 내려오면 묶어두니까 털 관리가 될리가없다.

 

늘 혼자인 내 신세나 항상 묶여있는 지놈 신세나 비슷하기는 마찬가지인데

"돌쇠"는 털이 엉켜 죽을 지경이고 나는 마음이 엉켜(?) 죽을 지경이다.ㅎ

 

풀어주는김에 "금실"이 까지 풀어 놓으니 두 년놈은 좋다고 설치고

"행순"이 "순돌"이는 죽어라고 도망다니기 바쁘다.

나도 찾아오는 선녀들이 귀찮아서 도망 한번 다녀봤으면 참 좋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