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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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선녀는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1158.

혜 촌 2009. 4. 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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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가의 으름나무엔 철 이른 꽃이피고 기온은 벌써 여름으로 치닫는데

오랫만에 일 다운 일을 하고나니 온 만신이 쑤셔도 기분은 날아 갈 듯 개운하다.

 

본격적인 농사철의 시작인 봄이 초여름 비슷하다보니 각종 씨앗과

모종심기가 급하게 된 탓도 있지만 수술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몸으로

내가 무리할까봐 집사람이 어제부터 농장에 와서 일을 도와주는 바람에

혼자했으면 한 열흘 해야 될 걸 이틀만에 다 해치웠다.

 

옥수수대와 고춧대 정리해서 불 지르기를 시작으로 작년 감자 심었던 고랑의

검정비닐 벗기기에 더덕 순 지짓대 박기, 대파와 땅콩 모종심기, 묵은고랑 풀 메기....

혼자서는 엄두도 나지않던 일을 둘이 같이하니 일도 수월하고 능률도 몇곱으로 더 오른다.

 

농사꾼도 아닌 집사람이 내 걱정해서 도와주는데 혼자 땡땡이 칠수도 없고

다리, 허리, 팔 안아픈데 없었지만 내색도 못하고 죽어라고 하고나니

임자없이 묵혀둔 것 같던 밭이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바라만 봐도

채소가 잘 자랄 것 같은 느낌이 팍 온다.

 

안하던 농사일이라 집사람도 온 만신이 쑤시는지 파스를 있는데로 떡칠을 하고

오랫만에 산촌에 왔는데 그냥 넘어갈수 없다며 여울이네를 비롯한

동네 이웃들을 불러모아 고깃집에서 저녁 한 끼 거창하게 쏘았다.

거금 13만여원을 투자해서....

 

일 도와주지 한우 생고기 사주지 게다가 거시기까지 해주지

역시 진짜 선녀는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