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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꼬라지가 꼭 내 꼬라지 같다.
비가 안 와서 목이말라 비틀어 진 지 모습이
기다림에 목이말라 타 버린 내 마음과 꼭 닮았다.
주말에 비가 온다고는 하나 저 목마른 배추가 그때까지 견뎌줄지
비가와도 정상적인 배추로 회복이될지 걱정스럽다.
여름배추를 잘 안 심는 내가 한 포기에 5천원이 넘는 걸 보고
시험삼아 한 판 심긴 심었는데 이렇게 가물 줄 누가 알았으랴...
돈에 눈이 어두웠던 나를 벌 주는게지.
열포기면 5만원, 100포기면 50만원....
무지개 빛 꿈 꿀 때가 좋았지 지금은 2천원도 겨우 하는 걸
죄 없는 배추만 이 땡볕에 살기위해 생 똥을 싸고있다.
병 든 할배 오줌줄기같이 찔찔거리는 산수로 몇 모금 나눠주려해도
논이 타 들어간다고 아우성인 이웃을 두고
배추 몇 포기 살리겠다고 사막에 물 붇듯 부질없는 짓을 할수도 없고
배추도 타들어 가고 내 마음도 타 들어 간다.
인근 면에선 이장들이 모여 기우제를 지냈다는데
비 예보를 미리알고 지내는 속셈이 눈에 뻔히 보였지만
그 덕에라도 비가 좀 제대로 와 주었으면 좋겠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심정이니....
주말에 비가 내리면 기다림으로 타 들어가는 내 마음도
촉촉하게 적셔 줄 수 있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