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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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 마음이 안 변해야 될텐데.... 1536.

혜 촌 2010. 10. 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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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이미 내 곁에 와 있다. 

하늘과 나무. 그리고 마음속에....

 

황토방 완공 후 첫 손님으로 부산 처형이 교회선녀들

여덟명을 데리고와서 하룻밤 자고 갔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다.ㅎ

 

오자마자 닭 두마리를 가마솥에 푹~ 고아 드렸드니

고소하고 맛있다고 깝뿍 넘어가다가

뒤이어나온 닭죽에 목숨을 건다.

 

너무부른 배 꺼준다고 툇마루로 야외용 테이블로 파라솔로

삼삼오오 한담을 즐기다간 잡초속에 남아있는 토마토를 따 와서는

지금까지 먹어 본 중에 가장 맛있다며 또 먹기 시작이다.ㅎ

완전 자연산이나 마찬가지니 당연지사였지만...

 

방 바닥이 뜨겁다고 이리둥굴 저리둥굴 하다가는

모든 이불을 전부 깔고는 좋다! 좋다!로 소녀같이 밤을 지새운

70대의 노선녀들이 또 온단다.

깨끗한 자연에 조용하고 장사냄새가 전혀 안나서 더욱 좋다나...ㅎ

 

상추와 풋고추를 봉지봉지 넣어서 배웅을 했더니

거금 30만원이 든 봉투를 집사람 손에 꼭 쥐어주고 떠난다.

물론 닭값과 식사비가 포함된 금액이지만 고맙기 짝이없다.

집사람 입은 귀에 걸려있고....ㅎ

 

처형 친구분들이라 돈 받을 생각이 아니었는데 본의 아니게

마수걸이를 하게 된 셈이다.

 

"여보, 앞으로 얼마씩 받을껀데?..."

"뭐.. 장사도 아이고 그냥 빌려주면 10만원만 받아도 좋지.."

"그라머 밥 해주고 닭 잡아주면 우짤낀데..."

"그거야 그 사람들이 알아서 주시겠지. 우째 얼마 줄라카요."

 

허허... 지금 저 마음이 안 변해야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