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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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새끼하고 씨름하는 팔자가.... 1094.

혜 촌 2009. 2. 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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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방에 쥐가 들었다.

 

금년 겨울에는 거실에 전기필름을 깔아서

그 편리함과 따뜻함 때문에 주로 거실에서 자고

황토방을 자주 이용 안 한 탓인지

저렇게 부엌 쪽 벽체를 뚫어 엉망으로 만들어 두었다.

 

 

봉창구멍에도 빵구를 내 놓은 걸 보니

벽체로 들어와선 저 곳으로 들락거린 모양이다.

나쁜놈의 쥐새끼....

 

이불이며 가구를 다 들어내고 

실겅위의 잡다한 소품이며 잡동사니를 들춰서

쥐가 없는 걸 확인하고 봉창에는 한지를 새로 바르고

벽에는 시멘트를 묽게 만들어 깊숙히 스며들게 땜질을 해 두었는데

며칠간 두고봐서 다시 흔적이 안 생기면 황토로 마감해야겠다.

 

저 구멍에 황토로 막아 놓으면

쥐새끼들이 다시 들락거릴 확율이 높아서 시멘트로 막았지만

황토방 벽체에 시멘트로 땜질한게 조금은 찝찝하다.

 

건강에는 별 영향을 안 미칠 정도의 소량이긴하나 

정신과 마음 건강에는 왠지 죄스럽다.

꼭 가짜 황토방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옛날에는 저런 곳에는 밤송이를 주워다 꽂아 놓곤했지만

언젠가 부엌 하수구에 한번 설치 해 봤드니

귀신같이 밀어내고 들락거렸던 걸 보면

요즘은 쥐새끼도 현대화 되었는지 모른다.

 

혼자 잠 자기 위해서 매일 군불 때기는

나무하기가 부담스럽고

손님이 오면 군불때서 모실려니

손님은 안 오고...

 

어쩌다 쥐새끼하고 씨름하는 팔자가 되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