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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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잊혀지지않을 그런 삶을.... 1243.

혜 촌 2009. 8. 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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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에 있는 국가 유공자와 참전용사들의 묘역인 "국립 영천 호국원"이다.

잘 정비된 묘역에 비 까지 내려 존엄성을 더해주는 가운데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큰 형님의 장례식을 치렀다.

 

6형제의 맡 형으로서 부모님을 대신해 일흔이 넘도록 집안의 기둥이었었는데

그 형님이 영면하신 것이다.

 

불의 사고로 막둥이를 먼저 보낸것을 필두로 둘째, 셋째, 네째를 차례로

하늘나라에 보내면서도 굳건하게 집안을 지켜 오셨는데 이제 그 무거운 중책을

나에게 맡기고 떠나 신 것이다.

 

다섯 집에서 형수 네분, 조카 열 한명...... 그 밑에 손주들, 내 가족들...

졸지에 가문의 어른이 되어버린 그 느낌과 책임감이 형님을 보낸 슬픔보다 더

무겁게 가슴에 다가선다.

그리고 또, 이젠 진짜 나 혼자구나 외톨이구나....하는 외로움이.

 

한 줌 뼛가루로 작은 항아리 속에 들어가는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회의와

한 인간의 존재가치가 삶과 죽음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지는데 대한 모순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살아서 잊혀지는 것 보다 죽어서 잊혀 지는게 덜 슬퍼겠지만

죽어서도 잊혀지지않을 그런 삶을 살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