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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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쐐주 3병이 속절없이.... 1328.

혜 촌 2009. 11. 2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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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요. 소주 두명만 가지고 빨리 올라오소!"

"김장김치에 돼지고기 삶아 놓았으니 한잔 합시다."....

울산 지인이 김장하고 난 뒤풀이로 쐐주한잔 하자고 전화가 온다.

 

집사람이 고추장 담군다고 와서는 열심히 하고있는 중인데 그것도 모르는 지인은

발바리 전화를 한다.

"알았어요. 곧 올라갑니다."

집사람 왔다는 소리는 안 하고 능청스레 대답은 잘 해 두었다.

 

작년과는 달리 금년에는 고추장에다 매실 엑기스 두병을 함께 섞어서

걸쭉하게 고추장을 만드는데  그냥 한 번 찍어 먹어봤드니 맛이 장난이 아니다.

"매실 엑기스를 넣으면 맛은 좋은데 색갈이 검어진다는데 어떨지 모르겠다."며

고추장을 후려 장독에 넣는데 양이 생각보다 많다.

 

"선녀 한명 꼬셔왔다"고 너스레를 떨며 지인집에 들어서니 반갑다고 온 식구가

새 반찬 내 오고 밥 짓고 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 혼자 갈때는 안 그랬는데....ㅎ

 

착하기로 소문 난 이웃부부는 오리지날 도토리묵을 가져오고 김장한 생김치에

돼지고기 척 걸친 소주 한잔에다 도토리 묵 까지 거들었으니 맛도 짱 정도 짱이었다.

 

산촌에 고추장 담는 날....

죄 없는 쐐주 3병이 속절없이 죽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