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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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못 나고 가장 맛 있는.... 1303.

혜 촌 2009. 10. 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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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못 났지만 가장 맛 있는 배 다.

 

두 그루있는 배 나무가 봄엔 제법 꽃을 피우고 열매가 달리곤 하였는데

자연 그대로 내버려두고 기다렸드니 열매가 다 떨어지고 여나문개 남아 있었는데

그나마 까치가 파 먹고 어쩌고 하다가 이제 딱! 저거 한 개 남았다.

 

저것도 벌써 따려다가 어쩌다 귀한 선녀가 오면 세상에 딱 하나뿐인

자연이 키운 참 배맛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냥 두었었는데 이제 그 인연도

이루어질 수 없나보다.

서리가 내리면 배 맛이 터벅터벅한게 이상해져 버리니까....

 

저 배 맛은 안 먹어 본 사람은 정말 모른다.

일반 시중의 배 당도가 12니 14니 하지만 저건 아마 당도 측정기로 재어보면

거의 20 정도는 충분히 나올 것 같다.

지난 해 집사람과 하나씩 먹어 본 경험에 의하면...

 

과일나무에는 채소보다 훨씬 더 많은 농약을 치고 일손도 엄청 많이 들어가야

제대로 된 과일을 상품화 시킬 수 있다는 걸 산촌에 와서야 비로소 알았지만

채소에도 농약을 안 치는 내가 배 몇 덩이 먹을려고 농약을 칠 필요도 없어

자연 그대로 두었다가 가을까지 버티는 놈만 내 것으로 만든다.

 

그래도 금년에 처음으로 다래 다섯놈 건졌지 배 한 놈 건졌지...

이만하면 산촌의 가을맛은 다 본거지 뭐.

감은 너무 많아 떡칠을 했었고.ㅎ

 

세상에서 제일 못 나고 가장 맛 있는 배 맛.... 궁금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