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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구덩이에 퇴비를 흙과 섞을려고 호미로 가장자리를 후벼팠더니
마른 맨땅이 그대로 나온다.
비가 온다고 와도 흙속에 3센티도 안내려간 것이다.
참 보통문제가 아니다.
비가 이렇게 깰받게 와서야 겨우 호스로 물 한번 준 정도의 효과밖에 없으니
내일이라도 날이 들면 또 채소들이 타들어 갈텐데....
어제까지 밭 고랑에다 직접 대 주든 산수호스는 그대로 고랑만 옮겨가며
그대로 두었지만 이 상태로 가다가는 봄 농사는 고사하고 금년농사
전부가 문제될 것 같은 조짐이라 걱정스럽다.
옛날에는 민심이 천심이라며 기우제라도 지내고 했는데
21세기 이 첨단시절에 그럴수도 없고 우짜든동 산수로 이 고랑 저 고랑에
젖 동냥 시키듯 나눠주는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이젠 하늘도 믿을 수 없는 세월이 되 버렸는지 내가 죄를 많이 지은건지
비도 안 오는 하늘이 시커먼 구름은 더럽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