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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정월 그믐에다 말 날이라 장 담구는 날이다.
해마다 장 담굴때는 고로쇠 물로 담군지라 집사람이 깨끗이 씻어
말리는 메주를 보니 고로쇠 물이 급하다.
꽃샘 추위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고로쇠물이 얼어있을 건 뻔 하지만
장 은 담궈야되고 도리없이 산에 올랐다.
얼음이 된 고로쇠라도 빼 올 생각에....
그저께 내린 비로 눈은 다 녹았지만 추위에 서릿발이 잔뜩 서 있는 산속에는
그래도 고로쇠 물이 제법나와 봉지째 얼어있다.
손가락이 시려도 비닐봉지 밑을 풀고 아이스 케키가 된 고로쇠를 하나하나 풀어서
중간 집수통에 붇던 물을 통채로 농장까지 들고 내려오는데
그 고생이 장 맛을 보장하다는 셍각에 참을 수 밖에....
그 동안 주문 받았던 고로쇠 물도 다 해결되었고 장 담구는 고로쇠까지 확보되었으니
앞으로 나오는 고로쇠는 김치 냉장고에라도 보관해야겠다.
더 이상 주문도 없고....
해마다 생강나무 꽃 필 때까지는 고로쇠가 나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