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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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도 안 먹고있는 나는 우짜라고.... 1454.

혜 촌 2010. 5. 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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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방 만든다고 어영부영 거리다가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고

밤사이에는 비도 내린다길래 고추고랑 만든다고 생시껍했다.

 

저거 안방마냥 자리를 잡고있는 잡초들 뽑아내랴 거름뿌리랴 고랑 만든다고

다른사람들 신나게 노는 어린이날 하루를 완전히 생노동으로 보냈다.

하긴 집에 놀아 줄 얼라도 없으니 해당사항 없지만.... 

 

동네에서도 고추모종을 일찍 심은 사람들은 그동안 서리오고 눈 오는 바람에

전부 다 버려서 다시 심곤하는데 느긋하게 기다려 그런 피해 안 입은거는 다행인데

무슨 날씨가 여름처럼 따뜻해지니 어정거릴 시간도 없고 죽을똥 살 똥 할수밖에...

 

아삭이 오이고추 한 판, 안 매운 일반고추 녹광 한 판, 모종은 이렇게 사다 놓았는데

심을 고랑을 안 만들어 두었으니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없지만 완전 수동으로

하다보니 오랫만에 손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여간해선 물집 잡히도록 일 안하는 스타일인데...ㅎ

 

고추모종은 밤새 비가내려 땅이 촉촉해지면 내일 심기로 하고

녹초가 된 육신에 석양일배주나 걸칠려고  임천선생한테 전화를 하니 안 받는다.

두번이나 해도 연결이 안되니 어쩌구저쩌구...다.

아마 어린이 날이라고 아들놈이 손주데리고 처들어와서 꼼짝 못하는가 보다.

 

아직 점심도 안 먹고있는 나는 우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