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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빨간 강낭콩만 심었었는데
그 붉은 논개의 정열도 나 보다는 더 빨리 변하는 것이 싫어서
올핸 하얀 점박이 콩도 심었다.
그러나 막상 수확을 하고보니
빨간 콩들만의 잔치에 대한 그리움과
하얀 콩들이 섞여있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교차한다.
지나 간 시간의 기억과 다가 올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겠지만...
어쩌면 또 두 가지 콩이 이뤄내는
절묘한 맛의 향연을 하얀 쌀밥에서 만나게 되는
행운을 기다리는 소박한 꿈인지도 모른다.
한 됫박의 콩에서 그리움과 기다림을 노래하는 산촌에
초가을 같이 써늘한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