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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봄의 정기를 온 몸으로 받아들인 토종 찰옥수수 새 싹이
돋아나는 걸 보면 자연의 속 마음은 생각보다 정이 많은가보다.
사람의 마음이 저렇게 푸석해지면 정이 메말라 버리는데....
윗 마을에 새 집을 짓는 울산지인과 그 동네 동갑내기 친구랑
도토리 묵 무침에 막걸리 세통을 마시는데 대화의 초점이
변해가는 인심에 대한 걱정들이다. 옛날같지 않다고.
식수부족을 해결하기위해 각 지자체마다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소규모 식수원 댐이 우리동네에 들어 올 가능성이 있다는 지방방송의
보도가 있은 후 수몰 보상금이나 더 받겠다고 자투리 땅을 챙기고
과일나무를 심는 발 빠른 사람들과 고향을 버리고 떠날 수 없다며
반대하는 주민으로 갈라지는 인심이 봄 가믐보다 더 메마르다.
아직은 타당성 조사 수준이라 어떻게될지 아무도 예측은 못하지만
그 가능성에 벌써부터 흔들리고 쪼개지는 산촌마을의 봄....
살아남기위한 인간 최후의 전쟁, 식수와의 전쟁이 이렇게 시작되는 것일까?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는 먼 훗날의 시작이....
그래도 나는 올 여름에 찾아 올 선녀를 위해 아삭이 고추 한 고랑을 더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