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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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먹는다는 이런 기분은..... 1315.

혜 촌 2009. 11. 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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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캔 도라지에다 혹시 선녀가 오면 줄려고 꼬불쳐 놓았던 못 생긴 배 세개

가을에 따서 말리던 대추와 찔레꽃 열매인 까치밥 한 웅큼을 넣고 푹~ 고운다.

전부 내가 생산 한 것들인데 한가지 생강은 사다둔 걸 썼다.

 

기관지 천식에 좋다고 도라지 고와 먹을꺼라고 했드니 동네 할머니들이

반드시 까치밥을 한 웅큼 넣어라고 귀뜸을 해 준다.

옛날부터 해 먹든 방법이라며....

 

저 곰솥에 한 솥 고와 놓어면 양이 제법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아들 놈 하고

나눠 먹어야겠다.

장가가고 나서 피우든 담배 끊는다고 생 고생을 하는데 한번 씩 가다가

기침을 심하게 하는게 마음에 걸려서다.

내야 이왕 쓸만큼 사용해 온 몸이라 약 먹어나 안 먹어나 그기서 그기지만

아들놈은 아직도 살아가야 할 길이 먼데 몸이라도 건강해야지....

 

약효가 있을지 없을지는 먹어봐야 알겠지만 생강만 빼고는 전부 내 손으로

키운 것들이라 애착이 가서 씻고 닦고 다듬어며 정성을 다 했는데

결과 보다는 과정이 뿌듯하다.

 

약이라기 보다는 자연을 먹는다는 이런 기분은 산촌에서만 가능한 축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