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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다는 거는 마음맞는 사람과 사랑하는거랑 똑 같다.
최선을 다해서 정성을 들여야 하기에....
생전 해 보지도 않았던 툇마루를 만드는데
살아오면서 평소에 본 것은 있어서 그냥 막무가네로 만들기는 뭣하고
기억을 되살려 굵은 통나무로 기둥을 만들고
마루판 두께만큼 높 낮이를 조절해서 하나 하나 깔아 나가는데
역시나 마지막 한 장의 넓이가 비뚤해서 생 고생을 했다.
그래도 저 마루판 하나 하나가 다 분리되고 언제라도 들어낼 수 있다는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아직은 마루판을 갈고 닦지는 못했지만
막걸리 한잔 할 툇마루를 내가 만들었다는게 뿌듯하다.
창문, 방 문, 봉창문, 부엌으로 가는 샛 문까지 다 달고 부엌 문 하나 만 남았는데
내일은 기어코 만들꺼다.
아직은 그림이 그려지지않아 안 만들었지만
툇마루를 하고나니 대충 감이 잡히기 때문이다.
초배지와 벽지 바를 한지와 기름먹인 장판지까지 사다 두었겠다
부엌문만 달면 바로 도배에 들어가야 하는데 코 앞이 추석이다.
추석 전에는 다 마무리 하려했는데....
하긴 세월에 한 두번 속은거는 기본이고
사랑에도 속고 사는 마당에 하루 이틀... 그 무에 대수로운거라고
신경 안 쓰도 될 일에 신경 쓰이는 거 보면
자신과의 약속이 세상보다 더 소중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