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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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가 놀다가 놀다가 일하다가.... 1482.

혜 촌 2010. 6. 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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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아닌 내 손으로 짓는 흙집이다보니 처마끝이 휘어져 있기는 하지만

지붕위에다 방수용 아스팔트 슁글매트를 깔고 그 위에 황금색 슁글

19박스를 올려 놓았다.

 

한 박스에 21000원이나 주고 사 왔는데 무게가 20키로씩은 족히 되는지라 

지붕위에 올릴 일이 난감한데 마침 여울이 서방님이 와서 포크레인 바가지에 실어서

올려주길래 들어내리기만 했다.

천만다행이지 그렇잖았으면 생똥을 쌀 뻔 했다.

 

황토흙 깔았지 합판 깔았지 방수매트까지 깔고나니 온 몸이 녹초가 되어

슁글까지 깔 용기가 나지않아 주말엔 일단 쉬기로 하였다.

몸도 몸이지만 저녁에 읍내에서 초등학교 동기생들 모임도 있고

방수매트 깔 때 붙잡아주러 생전 처음으로 지붕위에까지 올라왔던 집사람 상태도

몸살나기 일보직전인 것 같아서다.

 

그렇게 죽을똥 살 똥 새빠지게 일 한건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기에

나무에 비 안 맞게 하려고 부랴부랴 했던것인데 아직까지도 비 올 기미는

영 안보여 오히려 더 걱정이다.

밭에 채소들이 목이말라 타 들어가고 있는 모양이 안타까워서다.

방수매트까지 깔아두었으니 흙집 일은 하루 이틀 쉬어도 괜찮지만

채소들에겐 지금 비가 와 주어야 한다.

 

비가 오면 오이랑 옥수수랑 들깨 모종들 옮겨야하고 비가 안 오면

지붕에 슁글 붙여야하고.....

이래저래 죽어나는 건 몸둥아리지만 일도 안하고 산촌에 살 생각은

버린지 오래이니 크게 안타까울 건 없다.

 

일하다가 놀다가 놀다가 일하는게 일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