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한꺼번에 다가 온 봄이 일손만 바쁘게 재촉한다.
밤부터 제법 많이 내린다는 비를 믿고 보성에서 보내 온 녹차나무를
원두막앞 농장에서 가장 양지바르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다 심었다.
작은 모종까지 합쳐서 서른여덟 포기다.
거의 서울보다 웃도는 겨울 기온이 염려스럽긴하나 자꾸만 온난화 되어가는
기후를 믿고 시험재배 수준에서 기다려 보기로 한다.
잘 자라면 우리 동네에선 내가 선구자가 되니까...ㅎ
올해 마지막 고로쇠 수액이다.
주말이라고 집에 온 아들놈을 불러서 고로쇠 정리작업을 하는데
기대도 하지않은 고로쇠 물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봄 햇살에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왼쪽 세놈은 아직도 먹을만 한데 중간 두놈은 노랗게 맛이 가버려
집에있는 난이나 화분에 줄려고 따로 모았지만 가지고 내려오는 중에
먹을 놈 한놈은 터져버려 또 자연에 헌납했다.
오른쪽 큰 자루에 가득한게 고로쇠 작업하면서 흘리고 버려 진
비닐봉투랑 테이프, 나무에 꽂았던 호스 등 쓰레기들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를 내가 아끼는 자연속에 방치할 수 없어
전부 줒어담아 되가져오는 일, 귀찮기는해도 꼭 해야하는 마무리 작업이다.
마음으로 백번 사랑하는 것 보다 몸으로 한번 사랑하는것이
더 진실함을 믿는 우직한 나뭇꾼의 자연사랑이기도 하다.
계절에 떠밀려 바빠진 몸 만큼이나 인연에 빠진 기다림도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