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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막 옆 느티나무 잎새에 가을이 매달린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불 사르는 낙엽의 모습이 아름답다.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저승 문턱까지 갔다 온 후로
본능적으로 움추려드는 몸과
아직은 아니겠지 하는 막연한 생의 미련이
많이 바뀌고 있다.
언제 돌아가도 아쉬움 없는 일상을 보내야 한다는 마음에
모든 일의 갈무리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낙엽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한 잎의 나뭇잎을 봐도
예사롭지가 않다.
단풍으로 곱게 마무리 하는 나뭇잎 처럼
내 일상도 아름다운 빛갈로 마무리 했으면 싶은데
어떤것이 추하고 어떤것이 아름다운지
아직도 가늠을 못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살아 온 데로 그대로 사는것이
가장 인간적이고 편하기는 한데
지금부터라도 술, 담배 끊고 습관을 바꾸라는
주위의 압력 또한 만만찮다.
인생의 가을에 들어 선 나이에서 자연의 가을을 바라보는 마음
미련과 후회 보다는 다행스럽고 고마운 시간들이 더 많다.
잿 빛 연무속에 묻혀진 시간들이지만
그 시간들이 만들어 준 오늘이기에...
가을바람에 살랑이는 예쁜 낙엽의 아름다운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아직 겨울이라는 계절이 남아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