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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니까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추석도 보내고
돌아 온 일상에는 한가롭다 못해
심심하기까지한 시간들이 남아돈다.
기껏 하는 일이란게 평상에 드러누웠다 일어났다 하며
고추 뒤집어 말리는 일 밖엔 없으니....
하긴 주말에 또 비가 온다니까 그전에
말리던 고추라도 다 말리고
새로 빨갛게 된 고추들도 따 황토방에서 숙성을 시키고
김장배추 모종 죽은놈들 보식도 하고
일거리를 찾아 할려며는 천지빼까리긴 한데
오늘 꼭 해야 할 일만 챙기고 내일해도 되는일은
내일로 미루고 싶은 게으름이 졸음처럼 밀려온다.
추석이라고 한 사흘 땡땡이 친 여파리라....
그 사흘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를 몰랐는데
울타리에 몇 그루있는 밤나무에 밤송이가 몇 개 벌어져 있는 걸 보니
조금 빠른 추석이라 아직은 없을꺼라고 생각했던 알 밤 줍기가
드디어 시작 되려나 보다.
동네 할머니들 설치기전에 내일은 밤나무 숲에나 가 볼 생각이다.
이 가을을 맛있게 보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