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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순이는 봄이 오는길을 알고 있는지
양지쪽에서 한가로히 볕 쪼임을 하고있다.
하긴 새끼를 일곱이나 낳아놓고는
둘 밖에 안 남았으니 심신이 다 피곤하기도 할꺼다.
몸이 늙기도 하였지만 앞 다리 하나 잘려진 불구에다
자식을 일곱이나 키우려니...
어쩌면 갑순이 스스로가 자신의 처지에 맞게
새끼들을 버렸을것 같은 생각도 든다.
평소보다는 뭔가 소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으니까.
이별과 만남이 교차되는 봄이 오는 길....
그 길목에서 지친 몸 뉘이고 있는 갑순이가
떠나는 겨울마냥 서글퍼 보인다.
언젠가는 너도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