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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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사위가 던져 진 삶이기에.... 1176.

혜 촌 2009. 5. 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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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라도 빗님이 다녀갔다고 저렇게 생기를 품고 춤추는 쑥갓이 부러운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 길다.

 

작년엔 대충 뿌려도 고랑이 비좁도록 싹이나서 추려주곤 했었는데

가믐 탓으로 발아가 잘 안되어서 그런지 나이 탓으로 씨 뿌리는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옆 줄의 청경채는 아예 가믐의 콩나듯이다.

 

모든 씨앗이 제대로 발아가 안 되는 시절...

내 마음의 씨앗도 생각만 있을 뿐 새 싹을 틔우지는 못하고 자꾸만

자꾸만 속으로 움추려 들기만 한다.

 

꺼져가려는 사라지려는 용기를 다시 북돋아 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보기로 했다.

울산 지인의 나무집을 짓고있는 업자에게 필요한 방부목을 주문했는데

대충잡아 150만원 이상의 견적이 나왔다.

 

화요일 오전에 실어 다 주겠다는데 나뭇값도 값이지만 그 방부목으로

어떤 원두막과 울타리, 계단을 만드느냐는 내 몫으로 남는다.

 

마음만 가지고 실천에 옮겨보지 못하고 세월에 묻어버린 그리움들...

그 안타까운 어제에서 벗어나고 싶어 은둔으로 가는 오늘을 끝내고

하고싶고, 해 보고싶은 걸 이루어가는 내일을 기다려 본다.

 

이미 주사위가 던져 진 삶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