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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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사람 사는 일이지만... 1252.

혜 촌 2009. 8. 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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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모종은 비실거리며 안까님을 쓰고있지만  오랫만에 잘 정리된 밭 모습에

마음은 편하다.

뽑아 낸 잡초들이 밭 고랑 끝과 입구에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것만 치우면....ㅎ

 

가축 키우는 사람이 새끼 낳았을 때 병치레 없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배추모종 심어놓고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유난히 더 신경이 쓰이는 건 배려 때문이다.

 

처음 배추모종 사러갔을 때 모종이 좀 웃자라 크기에 비해서는 튼튼한 느낌이 적어

좀 더 어린 모종으로 살려고 했었는데 모종농장 주인이 좀 크긴해도 그만큼 뿌리가 튼실해서

큰 잎이 말라도 속잎 크는게 훨씬 더 빠르다는 이야기에 그만....

 

하긴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큰 모종 지금 안 팔고 더 자라면

저 사람들은 저걸 다 버려야 할낀데...싶어서.

언젠가 한 해도 그래놓고 또....

 

경험에 의하면 배추모종의 잎 길이가 10센티가 넘지않는 것이 가장 활착률도 좋고

잘 살던 걸 뻔히 경험 해 놓고도 그놈의 모종주인 배려한다고 웃자란 놈을 사서는

안해도 될 걱정을 하고있다.

이런게 사람 사는 일이긴 하지만.....

 

천날 만날 오지도않는 선녀 기다린다고 눈 빠지고 제 값 다 주고 사면서도

마음에 드는 모종도 못 사오는 내 처지가 걱정은 당상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