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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날씨 더럽다.
하루종일 찌뿌지한게 비도 안 오고 바람만 디립다 불어제끼니
몸도 마음도 기분까지 어수선하다.
게다가 우리농장 대장이었던 3호, 이제 겨우 친해져 내 손도 핧아주고
목줄을 메어주어도 가만히 있던 봄이, 아직도 근처에서만 어슬렁 거리던 가을이....
요 세놈이 어디서 무얼먹고 들어왔는지 마당에 한놈, 황토방 부엌앞에 한 놈씩
죽어있다.
한 놈은 어디서 죽었는지 보이지도 않고.....
다행히 2호는 마실을 안 나갔는지 멀쩡하지만 한꺼번에 세놈이 합동으로
왕창 저승 가 버리니 참 마음이 뒤숭숭하다.
그래도 아직은 묶어놓은 돌쇠와 2호, 이름도 아직 안 지어 준 2호새끼 세마리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처음 당하는 떼죽음이라 묻어주기도 힘든다.
개판도 아니고 개들이 너무많아 걱정했던 걸 생각하면 다행이다 싶다가도
식구처럼 키우던 놈들이 그렇게 비명횡사를 한 건 아무래도 안됐다는 마음이 더 크다.
특히 3호는 멋진 대장이였는데...
산수도 네게 이야기 한마디 없이 호스를 풀어 저거 논에만 물 들어가도록 해 놓아
어쩔 수 없이 중간밸브를 달고 농장에 30%, 논에 70% 들어가도록 해 주었는데
이래저래 마음 상하는 일 만 생겼다.
두번째 뿌린 상추도 싹이 들쭉날쭉 나서 저 모양 저 꼴이고....